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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는 전깃줄에 앉아도 왜 감전되지 않을까?


수만 볼트가 흐르는 전깃줄 위에 참새와 비둘기가 아무렇지 않게 줄지어 앉아 있다. 전기는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, 새가 두 발을 같은 전선 위에 올려놓으면 두 발 사이에 전압 차이가 거의 없어 새의 몸을 지나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.

 

전깃줄 하나에는 어디를 잡아도 전압이 거의 같다. 새의 두 발 사이는 몇 센티미터라 그 사이 전선의 저항이 아주 작고, 전기는 저항이 큰 새의 몸보다 저항이 작은 전선을 그대로 따라 흐른다. 새의 몸을 통과하는 전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, 그래서 새는 전기가 흐르는 줄 위에서 편안히 쉰다.

 

위험해지는 것은 전압이 다른 두 곳에 동시에 닿을 때다. 큰 새가 날개를 펴다가 옆의 다른 전선에 닿거나 전선과 전봇대의 금속 부품에 동시에 닿으면, 두 지점 사이의 전압 차이가 새의 몸을 통로 삼아 흐르며 감전된다. 독수리나 황새처럼 날개가 큰 새가 전봇대에서 자주 사고를 당하는 이유이고, 전력 회사가 전선 사이 간격을 넓히거나 절연 덮개를 씌우는 것도 그 때문이다.

 

사람이 위험한 것도 같은 원리다. 사람은 땅을 딛고 서 있어서 전선에 손을 대는 순간 전선과 땅 사이의 큰 전압 차이가 몸을 통해 흐른다. 만약 사람이 새처럼 땅에서 떨어져 전선 하나에만 매달린다면 이론상 감전되지 않고, 실제로 송전선을 정비하는 작업자는 헬리콥터로 전선에 옮겨 타 같은 전압이 된 상태로 작업하기도 한다.

 

그래서 끊어져 늘어진 전선은 절대 만지면 안 된다. 땅에 닿은 전선 주변은 땅 자체에 전압 차이가 생겨 두 발 사이로도 전기가 흐를 수 있으니, 가까이 있다면 두 발을 붙이고 종종걸음으로 벗어나야 한다. 연이나 낚싯대가 전선에 걸렸을 때 당기는 것도 위험하고, 전봇대 근처에서 사다리를 쓸 때는 전선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.

 

새가 전깃줄에서 감전되지 않는 것은 두 발 사이에 전압 차이가 없기 때문이니, 전기가 위험한 것은 전압이 높아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전압 사이에 몸이 끼일 때다.


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at all. – Helen Keller